2014.9.26~10.5 서울 방랑기(3)
10월 3일 개천절입니다.
서울에서는 개천절에 알맞게 다양한 행사와 퍼레이드를 하더군요.
당연히 발이 근질근질 거려서 버틸 수 없는 미미!
1. 대한민국 생일 축하 거리 퍼레이드
올해로서 4년째 이어지고 있는 거리 퍼레이드라고 합니다.
광화문 앞에 탈을 쓴 사람이며,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사람이며, 문신을 한 사람이며
각종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요 곧 거리 퍼레이드를 진행할 듯,
각종 춤사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더군요.
이 퍼레이드를 정말 흥겹게 생각해 참여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일일 봉사자로 참여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표정에는 진심어린 행복이 묻어 있었습니다.
11시 10분
대표님의 말씀이 있고서 본격적인 퍼레이드가 시작 되었습니다.
자랑스러운 국기 - 태극기를 앞에 두고 도로 한 구간을 막아 퍼레이드를 시작하더군요.
(멀리 우측에 보이는 것이 광화문입니다.)
곱게 선녀 옷을 차려 입은 소녀의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 없었어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듯한 부채를 들고 부끄러운지 자신을 살며시 가리고 있던데
어찌나 귀엽던지.
꼭 하늘에서 내려온 진짜 선녀라고 착각할 뻔했다니까요.
정말 많은 외국인이 참여했습니다.
특별히 미국인이다 중국인이다 할 것 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듯했습니다.
저마다 얼굴색도 제각각이고 말도 제각각이겠지만
저마다 다 웃을 줄 알고 행복할 줄 아니
모든 사람들은 다 똑같나 봅니다.
광화문에서 대한문까지 이어지는 퍼레이드.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단지 광화문부터 걸었다는 것 외에는 아무 별 볼일 없더군요.
앞에서는 다양한 노래를 틀어주며 흥겨운 분위기를 유도했지만
그것도 매번 반복되다 보니 처음부터 같이 퍼레이들 참가한 입장에서는
조금 지루해지더군요.
2. 개마축제 (기마퍼레이드)
이번에는 서초구청에서 강남역까지 하는 개마 퍼레이드에 참가합니다.
개마축제는 이번이 첫번째이던데요.
이런 축제에 첫번째로 참가하여 발자취를 남기는 것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퍼레이드를 포함한 모든 행사는 2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일단 축제를 성공적으로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고 가볍게 사부들께서 무술 시범을 보이시더군요.
기마하시는 사부님들이 직접 호랑이 모양 과녁에 활을 쏘고 칼로 나무인형도 자르는 등
여러가지 묘기를 행하셨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말 탄 무사를 실제로 보니 어찌나 무섭던지요.
말조차도 우리 덩치에 몇 갑절한데 그 위에 사람까지 올라 날이 번쩍한 창을 휘두르니 위압감이 엄청납니다.
무용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몽고의 칭키즈칸이 기마 부대로 중국 전체를 집어 삼켰다는 말이
거짓말 같지 않더군요.
혹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것은 지켜보는 사람들뿐입니다.
기마를 하시는 분들은 말 안장이 마치 자동차 좌석이라도 된 듯
정말 편하게 올라탔다 내렸다 하셨습니다.
말은 정말 크더군요. 웬만한 건장한 사내보다 훨씬 우람합니다.
근육으로 뒤덮인 강렬한 앞다리 뒷다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살이며 앞 허벅지 근육 등.
하지만 그런 어마어마한 괴력에 걸맞지 않게
정말 온순하더군요. 제가 말의 이마를 다가가서 조심스레 쓰다듬어도 미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첫 축제다 보니 미흡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말의 똥 문제였어요.
말이 깨끗한 일반 아스팔트 거리를 누비면서 배설물을 흘리던데
냄새가 어찌나 지독하던지요. 청결한 강남 도시의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더군요.
이 분은 정말 말이 두렵지 않나 봅니다.
말이란 동물을 완전 믿어버리는 듯 안장 위에 서서 있다거나 각종 장난,
심지어 줄넘기까지 하시더군요.
지켜보는 관객마다 탄성을 자아낼 만한 위험천만한 행위를 하시더군요.
어여쁘신 여성 분들도 3~4명 보았습니다.
한 분은 전통 의상을 차려 입으셨고 한 분은 서부의 복장을 입으신 분이었어요.
저렇게 고우신 분이 기마까지 하시다니
너무나도 매력적이어서 한번 뵙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니까요!
한복(?)을 차려입으신 이분들은 아까 기마 예술을 펼친 분들이세요!
한 손에는 창을 들고 말을 지휘하며 선봉에 서 계시는 모습이
정말 위엄있게 느껴졌습니다.
조랑말일까요? 아니면 아기말일까요?
꼬맹이들이 조그마한 말에 올라타서 "이랴이랴~" 하며 말을 타니 너무나도 귀엽습니다.
아직 중학생도 안 됐을 듯한 모습이던데 벌써 말에 올라 타 이런 행사도 뛰어보고
부럽더군요. 저도 타보고 싶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