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7 내장산 단풍
단풍하면 내장산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전라도 단풍 명소라고 검색하면 제일 먼저 발견 할 수 있는
단풍 명소 1순위로 꼽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소식을 듣고 발을 가만히 둘 수 없는 미미.
당장 내장산으로 떠나 봅니다.
자가용이 출입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이곳에서 근처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각종 구이를 팔고 있는 상점, 등산에 필요한 용품을 파는 상점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상점가를 지나야
매표소를 볼 수 있더군요.
매표소를 지나기 전에 단풍을 다 봤다면 큰 오산입니다.
본격적인 단풍 길은 매표소 다음에 이어지는 거리입니다.
매표소부터 내장사까지 강물따라 걷는 거리가 약 500m 가량 되는데요.
그 거리 곳곳마다 어린 부처의 장난처럼 색색으로 칠해진 나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곳까지 노약자를 위해서 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나
단풍 구경을 오신 분이라면 걸어가는 게 제일입니다.
(마지막 사진에 왼쪽 줄은 그 버스를 타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길따라 걷고 걷고 또 걷고...
길은 왼쪽으로 오솔길과 오른쪽으로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로 나뉘었습니다.
어쩌면 아직 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마냥 길을 걷는 것이 정말로 지루하게 생각될 수 있으나
그것은 아주 단순한 착각입니다.
두 눈이 각종 색에 현혹되는데 지루하다면 가을을 느끼지 못하는 분입니다.
불과 같이 새빨갛게 이글이글 타오르는 단풍잎도 있고
샛노란 황금같아 훔치고 싶지만 갖을 수 없는 노란 단풍잎도 있습니다.
떨어지는 단풍 한잎 한잎 구경하며 색에 취해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내장사 입구입니다.
내장산에는 다양한 코스가 있습니다.
자연 관찰로도 있고 계곡으로 가는 코스도 있습니다.
물론 코스마다 길은 전부 제각각이겠지만
그러나 단풍은 어느 코스에나 만연히 피어있는 것 같습니다.
단풍, 어쩌면 이것은 가을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커다란 선물.
동전을 받는 돌 동승을 보면 내장사가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을 단풍으로 기운을 받은, 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층 탑이 내장사 앞을 장식합니다.
부처가 되고 싶은 스님들의 기도가 단풍에 섞여 아름답게 들리는 장소.
단풍을 보러 온 사람들이 한번씩 묵례를 하고 들어가는 장소.
이곳이 바로 내장사입니다.
내장사를 들어 왔을 때 정면에 있는 절은 지금 재건 중입니다.
옆에서는 재건 중인 절을 위해 시주를 받고 있더군요.
시주를 받으면 기와 한 편에 자신이 남기고 싶은 글을 남기는데요.
주로 영원한 성공이나 사랑을 기원하는 글이 대부분입니다.
그 분들의 소원이 성취되었으면 좋겠더군요.
일단 첫 산행인 관계로 저는 목적지를 케이블 카로도 오를 수 있는 전망대로 잡았습니다.
높이는 500M 가량이지만 상당히 기울기가 가파른 힘든 곳이더군요.
작정하고 30~40분 가량 계단을 올라야만 전망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산 중심에 "이곳이 바로 내장산 중앙이다" 하듯이 우뚝 선 팔각정.
바로 내장산 전망대입니다.
(케이블 카도 한번 타보고 싶더군요.)
모든 것이 장난감처럼 작아보이는 이곳.
넓디넓은 하늘과 땅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곳.
이곳에서는 산 아래에서 크게만 보였던 우화정과 주변 호수가
먼지 조각처럼 작게 느껴집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고 집에 가는 길에
산 위에서 봤던 우화정에 잠시 들립니다.
우화정은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어
그렇게 이름 지어졌다 하는데요.
마치 정말 날개가 달린 듯, 호수 한 가운데 있어 항시 둥둥 떠다닐 것만 같지만
정작 정자의 위엄을 과시하며 늘 변하지 않는 위치를 고수하는 우화정.
많은 사람들이 이 우화정을 보고 감탄에 겨워 발을 잇지 못하는데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더군요.
(우화정은 출입이 가능합니다.)
내장산! 정말로 황홀한 곳입니다.
저 혼자 머나먼 광주에서 차를 타고 달려온 수고로움이
아깝다고 생각되지 않는 장소였습니다.
단풍이 짙은 가을 내장산은 어느 다른 분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