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6~28 대마도 여행기 - 3일
이제 모든 쓰시마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3일째 되는 날입니다.
처음에 우리가 부산에서 이즈하라로 왔다면 이번에는 히타까스 항에서 부산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부산-히타카스 : 1시간 소요)
(부산-이즈하라 : 2시간 소요)
첫 번째, 히타카스로 가는 길목 중 들린 곳은 카미자카 전망대라는 곳입니다.
일단 카미자카 전망대에 있는 한 비석이 눈에 띄었습니다.
찬찬히 보니 우리가 늘 봐 왔던 세계 지도이지만 그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데요.
원의 제일 중심에는 다름 아닌 일본이 서 있습니다.
저기에 적혀있는 말에 의하면.
"전 세계를 일본을 축으로 삼아 휘감겨 돌려버리겠다. (지배해버리겠다.)"
문득 세계 2차 대전 때의 일본이 생각나는군요. 대단한 야욕입니다.
방금 무시무시한 말이 적혀있는 것만큼이나 이곳에서 전쟁에 쓰였던 건물 일부를 볼 수 있었는데요.
콘크리트를 덕지덕지 발라 올려 심하게 금이 가 있는 건물이 바로 그것입니다.
바로 세계 2차 대전에 일본이 축조했던 건축물이라고 하는데요.
저곳에 무기 등을 보관하고 필요한 시에 사용했다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더군요.
전망대에서는 그 동안 우리가 머물렀던 이즈하라 항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사진을 보면 중앙에서 바로 오른쪽에 흰색 기다란 건물을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우리 숙소 옆 마트 입니다.
이즈하라 항에 비해 볼품없는 첫 번째 사진은 아마 이즈하라 항구에서 약간 위쪽에 있는 붙어있는 도시 같았습니다.
마지막 사진이 바로 가미자카 전망대 모습.
두 번째, 찾아간 곳은 바로 만제키바시(만관교)라는 곳입니다.
1904년에 러일전쟁이 일어나는데요. 대마도는 러일 전쟁에서 전쟁의 요충지였습니다.
당연히 전쟁은 시간 싸움이기에 대마도를 가로지르는 게 좋겠다 싶어 함대가 통과하기 위해 굴삭해
대마도를 두동강이 냈는데요. 전후에 육로 교통을 원할하게 하기 위해 만관교를 건설했다고 합니다.
푸른 물결과 초록으로 우거진 나무들이 참 멋진 곳입니다.
세 번째,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 달린 끝에 도착한 곳은 바로 에보시다케 전망대입니다.
대마도 한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360º 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인데요. 사진들은 각각 북쪽과
북서, 동쪽을 찍은 것들입니다. (확실치는 않지만 대강 그러합니다.)
기이하게 생긴 섬들의 모양이 참 인상 깊습니다.
그곳 에보시다케 전망대에서 팔고 있던 붕어빵입니다.
한국에서 만든 붕어 빵은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어 중후한(?) 맛이 나는데요.
반면 이 붕어빵은 가격이 150엔 (한국에 비해 4배 가량 비싸더군요.)
인 대신 찹쌀로 만들어 쫀득 쫀득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네 번째, 에보시다케 전망대에서 조금 내려오면 바로 맞을 수 있는 곳이 와타즈미 신사입니다.
천신과 해신을 모신 해궁으로 천신이 낚시하다 실수로 바늘을 잊어버려 그걸 찾기 위해이 해궁까지 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해신의 딸을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고 결혼했다 하는데요.
천신과 해신을 모시는 신사인 만큼 신사의 외적인 모습이 다른 것들과 조금 다르더군요.
나무 뿌리가 정말 길지 않나요?
키 160cm 사람 5명이 누어있는 것만큼의 길이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나무 자체는 그렇게 신기하지 않았는데 땅 위로 돌출된 뿌리가 유달리 길어 인상 깊었던 나무입니다.
왠지 밟으면 "아야."하고 울 것 같아 함부러 뿌리 위에 못 올라가겠더군요.
다른 신사와 조금 구조적으로 다른 이유가, 위에 보이는 문 보이시나요?
신사 앞에서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하는 문을 보고 도리이라고 일컫는데요.
신사 밖에서 안으로 통할 때 있는 2개의 도리이와 육지를 지나 수면 위에 떠 있는 3개의 도리이가 보입니다.
총 5개의 도리이를 찬찬히 보고 있으면 꼭 해신과 천신이 나타나 서로 만날 것 같더군요.
그곳에서 고로케를 굽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가격은 약 200엔 정도로 적당한 가격이었는데 한국과 약간 다른 맛이 납니다.
고구마? 감자? 같은 채소를 그냥 버무려 잘 섞어 고로케에 집어 넣는데 한번쯤은 맛 봐도 괜찮을 듯합니다.
원래 음식 사진은 포스트 첫 장에 넣어 사람들 입 맛을 다시게 하는 것이 일품인데.
이번 포스트에는 거의 마지막에 놓여있는 게 참 볼품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우동과 김밥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대한민국과 일본을 반반씩 섞어 놓은 대마도에서 먹었던 마지막 음식이라는 것이죠.
일본 음식들 대부분이 그러했지만 정말 간소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의 착각이 아닐 것입니다.
맛 또한 약간 일본 특유의 향내가 난다고 표현하면 맞을 것 같고요.
다섯 번째, 히타까스에 있는 일본 음식점에서
우동과 김밥을 먹은 후 찾아간 곳은 바로 미우다 해수욕장입니다.
보기에는 평범하게 아무것도 없는 해수욕장이지만 이곳이 의미 있는 이유는 대마도에서 해수욕장이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사면이 바다인 일본 - 대마도에서 해수욕장이 흔치 않다니. 조금은 납득이 가지 않지만요.
미유다 해수욕장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끝에서 끝까지 걸어 완주한다 해도 겨우 10여분 거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바위. 그것이 이 해수욕장에서 유일한 볼거리일 정도로 작은 해수욕장입니다.
다만 바닷물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수면 아래의 하단부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맑더군요.
이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합니다.
여섯 번째,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이 바로 한국 전망대라는 곳입니다.
대마도 최북단에 위치하여 날씨가 맑은 날에는 부산의 해변이 그대로 보인다고 할 정도로 한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합니다.
특히 이곳에 위치한 정자는 설계 시부터 모든 면을 한국에 의뢰해 제작했다고 하니 더욱 뜻 깊은 곳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낯선 타지에서 그리운 고국의 한국 풍 정자를 맞이하니 말 못할 감동이더군요.
우리가 갔을 때는 그리 날씨가 좋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이 정확한 노출로 찍은 사진인데 어떤가요? 부산이 보인가요? 살짝 희끗희끗, 보일 듯, 말 듯합니다.
날씨만 좋았다면 정말 이곳에서 부산에 유명한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눈에 띈다는 것이 사실일 것 같군요..
국경의 섬 대마도...
(밑 사진은 색상 커브를 조정해 만든 것입니다.)
우동과 김밥이 나온 점심을 해결한 곳이 바로 히타까스란 곳입니다.
북쪽에 있는 조그마한 국제 항구로 모든 것이 숨어버린 것 마냥 조용한 곳입니다.
낚시를 즐기는 몇 분을 봤습니다. 그 중 한 명이 월척을 낚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더군요.
저는 가지 않았으나 거기에 모여든 사람은 거의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고요.
오히려 한국 관광객이 더욱 많이 찾아 타지라는 느낌보다 한국의 한 영토라는 느낌이 강한 대마도.
첫날 왔을 때 맥주를 마시던 순간부터 마지막 날까지 봤던 수많은 일들이 머릿속에 영화의 한 장면처럼 순간순간 지나갑니다.
정말 재미있는 순간들이 참 많았는데요. 다음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고 싶더군요.
조선이 버린 너무나 아쉬운 땅. 대마도.
저의 대마도 여행기는 이걸로 마칩니다.
마지막은 가스마키라는 대마도 전통 카스테라입니다. 단팥빵과 비슷한 맛이 나던데요.
다만 단팥빵보다는 약간 더 진한 팥맛이 나더군요. 더욱 달고 사르르 녹아 사라지는 맛?
말로 표현하기는 조금 힘들지만 단팥 빵과 매우 유사한 맛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s. 이번 여행은 개인 여행이 아닌 여행사를 통한 여행이었으며
물론 더욱 쉬운 여행을 즐길 수 있었으나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
혹 대마도 가시는 분 중에서 시간만 충분하다면 개인적으로 일정을 잡아 구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마도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