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7 Antelope Canyon
이곳은
구름 가득한 하늘에 신이 나타나 조그마한 구멍을 만들었더니 빛이 들어와 이곳을 아름답게 밝혔다는
마치 신화 속에서나 나올 듯한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좁은 협곡에 수천년 세월이 배여 층층이 생긴 모래가 쌓여 생긴 암반은 빛을 반사해
마치 다양한 보석들이 곳곳에 박혀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합니다.
뱃사공의 노에 못 이겨 바다가 아닌 모래가 두둥실 춤을 춘다고 하면 여러분은 믿으실 건가요?
이곳 앤탤럽 케년에서 멍하니 서서 벽에 가득한 결을 보고 있으면 절로 모래를 젓는 뱃사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암석 층층의 결이 파도치는 바다 한 장면을 그대로 조각해 놓은 듯 끊어지지 않고 계속 놓여져 있는데,
마치 환영 속에 온 것마냥 걸어갈 때마다 수시로 색깔이 변합니다.
앤탤럽 케년 역시 다른 케년들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시간 동안
깎이고 쌓이고 깎이는 침식 작용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기에 엔텔롭 케년 바닥이나 벽면 곳곳마다 침식 후 만들어진 고운 모래를 볼 수 있는 것이구요.
귀에 소라를 가져가면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드높은 파도가 굳은 바위에 부딪혀 산산조각 날 때 들리는, 소라가 들려주는 소리는 우렁차면서도 조용한 포효인데요.
이곳 엔텔롭케년에서 모래가 그리는, 바위에 새겨진 바다의 수많은 파도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다만 수많은 시기에 걸쳐 새겨진 그 고요함의 위용은 소라의 파도소리 못치 않게 대단하더군요.
바위에서 반사되는 붉은 빛만 볼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오산입니다.
마치 촛불의 겉불꽃과 속불꽃처럼, 바위 또한 처음에는 붉은 빛으로 화려하게 빛나지만
점점 앤탤럽 캐년 안쪽 깊숙한 곳으로 가면 갈수록 푸른색의 차디찬 기운이 주변을 장식합니다.
물결과 함꼐 몰아치는 바위의 색은 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서
감탄사가 바위에 새겨진 수많은 파도처럼 멈추지 않고 쏟아져 나오게끔 합니다.
갑자기 하늘에 계신 신에게
"이 순간 이 곳 사진을 찍게 도와주신 이 세상 모든 것들에게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를 드리고 싶어지더군요.
만약 누군가가 저에게 그랜드 케년과 앤탤럽 케년 중 하나를 추천하라고 하면 저는 조심스레 앤탤럽 케년을 추천할 것입니다.
그랜드 케년에 멋과 흥이 없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저로서 앤텔럽 케년에서 흙과 바위 사이 사이에 흐름을 짚고 냄새를 맡으며 느낀,
어마어마한 아름다움은 그랜드 케년에서 봤던 아름다움 이상이었거든요.
앤탤럽 케년, 정말 추천하는 곳입니다.
앤탤럽 케년의 형성 과정을 가이드 분께서 직접 보여주시더군요.
태초에 아무것도 없는 모래 밭에 비가 내리고 그 비로 조금의 침식 작용이 생깁니다.
그것이 한번이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 주변에 비바람이 불며 다시 모래가 쌓이고 비가 내리며
그 과정을 수만번 반복하며 앤탤럽 케년은 하나의 웅장한, 위와 같은 협곡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