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7 Monument Valley
아리조나 주 그랜드 케년을 지나는 순간부터 기념품 숍 등에서 인디언 조각 등을 조금씩 볼 수 있었는데요,
인근 카옌타에서는 이곳부터는 인디언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고 명시하는 듯, 인디언 모형 유적지(옛날 거주지)를 공공장소에 개방해 두었더군요.
인디언 특유의 양갈래로 머리를 묶은 여자와 인디언 부족 추장처럼 보이는 늙디늙은 주름의 아저씨가
Kayenta에 왔다는 것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모뉴벤트 벨리를 구경하기 전, 제일 처음으로 시작 부근의 기념품 숍에 방문합니다.
인디언 부족 모자와 인디언이 그려진 포스트 카드, 인디언 스타일의 머리핀 등 다양한 것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저는 이상하게 인디언 음악 cd에 눈이 가더군요.
낙엽 하나 연못에 떨어질 때 들리는 느린 풍의 비트 음악을 들으면, 미국인들에게 살 곳을 빼앗긴 인디언의 슬픈 마음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위의 사진이 모뉴먼트 밸리입니다.
63빌딩 높이(300m) 정도 되는 높이의 바위들이 가파른 비탈길도 없이 수직으로 치켜 세워진 모습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마치 신이 윷을 가지고 놀다가 장난스레 박아둔 것처럼 어떠한 깨짐도 없이 하늘로 곧게 세워진 모습은 가히 신기 그 자체입니다.
저도 모르게 입에서 감탄사가 흐르더군요.
미국 국기가 머나먼 하늘을 향해 펄럭이고 있더군요.
저는 장난스레 마치 서부 개척자 된 것처럼 미국 국기를 손에 쥐고 땅에 박는 듯한 시늉을 했는데,
막상 미국 국기를 손에 쥐니 거대한 위압감이 저를 짓누릅니다.
물론, 그냥 단순한 상징의 국기일 뿐이지만 세계 1위의 강대국, 미국이라는 국가의 위용이 정말 대단하더군요.
모뉴먼트 벨리 같은 관광지를 볼 때마다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은 너무 작다라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관광지를 볼 때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기준으로 미대륙에 존재하는 관광지를 보면 "이 정도면 해도해도 너무하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튀어나옵니다.
네모 모양의 신기한 암석이 많아 봐야 10개~15개일줄 알았는데, 차를 타고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사막 길을 한참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더군요.
자연스레 "과연 이런 나라를 상대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겁이 납니다.
한 남자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이기에 고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봐도 봐도 끝 없는 사막이기에 말이지요.
밤이 되면 또 비석 같이 세워진 모뉴멘트 밸리 바위 위에 달이 뜰 것을 생각하며 남자는 머나먼 곳을 응시합니다.
그리고 짐승 같은 포효를 지르며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왠지 위와 같은 영화 속 이야기가 생각날 수밖에 없는 모뉴먼트 벨리의 풍경입니다.
이곳은 우리가 3번째로 정차한, 모뉴먼트 벨리에 마지막 인디언 부족이 거주하고 있는 곳인데요.
나무로 주변을 매우고 흙으로 적절하게 주변을 쌓아 텐트 형식으로 만들어진 인디언 부족의 집이 눈에 띕니다.
그 곳에 있는 분들 중 할머니 한 분은 뜨개질을 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보내고 계신 것 같더군요.
"냐~옹~" 어디선가 고양이가 울더군요.
그래서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휙 돌아보니 조그맣고 앙증맞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원래, 고양이를 키워봤고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살며시 다가가 봤는데요.
신기한 것은 고양이가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저를 무서워 하지 않더군요.
살며시 고양이를 품에 안아봅니다.
이곳은 모뉴먼트 벨리에서 마지막으로 갔던 빅호간(Big Hogan)이라는 곳입니다.
"Hogan"이란 인디언 부족의 전통 집을 의미하는데요.
바위가 마치 인디언 부족의 집과 같은 형태의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빅호간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갑자기 이곳을 소개하시던 인디언 여성분께서 인디언 전통 가요를 들어보며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던데요.
노래 소리가 아치형 구조물(아치형 바위)에 울려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오른쪽에 해맑게 웃고 있는 여성 분 보이신가요?
이 곳을 방문해주신 여행객들을 위해 빅호간에서 인디언 부족 전통 노래를 불러주셨던 분인데요.
그냥 평범한 얼굴이기는 하지만 웃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분이셨어요!
빅 호간(Big Hogan) 다음에 찾아간 곳은 아쉽지만 황량한 모래밭만 펼쳐있는, 황량한 곳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갑자기 영화에서 나올 법한, 주인공이 사막에 쓰려져 나뒹구는 장면을 연출해보고 싶더군요.
이 때 아니면 언제 미국에 와서 이런 행동을 해 볼 수 있겠나요?
바로 모래 위에 주저앉습니다.
벌러덩, 누우니 마치 물감을 칠한 것처럼 하늘은 파랗더군요. 모래 고유의 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힙니다.
모뉴먼트 벨리에 깍듯하고 높다란 정체불명의 바위들이 눈에 하나 둘 띕니다.
순간 이곳에서 배게와 이불만 주어지고 텐트만 있다면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밤이 되면 수많은 별이 은하수를 이루어 견우와 직녀가 만날 수 있을 듯합니다.
미미는 사실 여자를 무척 밝힙니다. (이것은 불변의 명제입니다.)
모뉴먼트 벨리에서 첫번째 기념품 숍에 인디언 부족의 여성 한 분이 있으셨는데요.
그 분과 같이 사진 한 장 찍은 것 가지고 모뉴멘트 벨리 포스팅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