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2. 해동 용궁사 관람기
(지도)
용궁사에 갑니다. 해양수산부 인재개발원 바로 뒤에 있는 절이 용궁사인 점 역시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학교 1학년(2009)에 가봤을 때와 용궁사를 다시 가봤을 때 내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고 싶어서 일 것입니다.
아침에 앞 문으로 나와 길을 타고 해양수산부 인재개발원을 빙그르 돌아 용궁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용궁사에는 참 여러개의 문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길들 중 가장 먼저 가보고자 한 곳은
저 멀리, 끝 없이 수만년 전 태초의 지구까지 잇닿을 것만 같은 수평선이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저 멀리 흰색 탑이 보이는 장소가 제가 처음으로 향한 곳입니다.)
고요히 앉아서 세상의 흐름을 음미하는 불상 넘어로 찬란하게 해수부 인재개발원을 비출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주변을 휩싸는 따뜻한 온기가 겨울의 차가운 감촉을 밀어내기 시작할 때 붉으스름한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멀리 서방 나라를 지나, 동방의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이렇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면 어찌나 가슴이 벅차던지요.
모든 것을 다 감싸안을 것처럼 고요하게 울부짓는 바다는 아침해를 보내기 싫어합니다만
아침해는 결코 하늘을 향해 나아가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진즉에 알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서서히 새파란 하늘에 발을 디디며 몸이 떠오르는 순간 사람들은 그 광경에 환호하지요. 저도 그렇고요.
(이곳에서 정말 귀여운 고양이를 봤습니다. 제 Tamron 렌즈를 깨먹은 놈이기도 하지요)
칠흙같은 어둠이 물러간 용궁사 안으로 조용히 발을 디디어 봅니다.
예전에 걸었던 길인만큼 기억이 떠오르긴 하지만 역시 예전의 느낌이 아닙니다.
좀 더 제 자신이 성장한 후라는 느낌 때문일까요. 정확히 말로 형용할 수는 없지만 길은 새로움이란 포장으로 덧입혀져 있었습니다.
용궁사 한쪽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는 어린 동자님들입니다.
저마다 기쁜 의미를 담아 웃음기 가득한 모습이 보는 이를 더욱 즐겁게 하니 진정으로 불자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린 동자님들을 한번 더 쓰다듬고 나서...
용궁사 뒤편으로 조그맣게 나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위와 같은 흰 석상을 맞을 수 있는데요.
09년 당시에 J.R.과 이곳에서 처음으로 사진을 찍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 당시 풋풋했었고
철없이 세상에 도전을 했던 제 자신이었는데 정말 후회스러워요.
이곳이 위에서 언급은 안 하였지만 용궁사의 정문, 12지신의 동상이 자리잡은 곳입니다.
6년이 지난 전에도 이런 돌 석상이 있었는데 지금도 변함없이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 싶습니다.
한 나라를 책임지는 공무원으로서 저도 나중에 커서 저런 자세를 유지해야 할텐데요.
아까는 인재개발원 앞 길을 따라 용궁사로 향했다면. 이번에는 바닷길을 따라 느릿느릿 바다 특유의 향을 맡으며
부산 동쪽 바다에 위치하고 있는 용궁사의 맛을 곱씹으며 서서히 저의 숙소로 돌아옵니다.
밑에 추가로 삽입돼 있는 사진은 제가 머물렀던 인재개발원 숙소 사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