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8 첫눈 첫번째 이야기
광주에 첫 눈이 내렸습니다.
사실 27일 저녁부터 송이송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눈은 시멘트 바닥에 도착하자마자 흔적도 없이 녹아버려
별 기대는 안 했건만.
다음 날 아침 5시 30분
운동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더니
온 세상이 하얀 것을 봅니다.
길길마다 눈이 수북하더군요.
차도는 눈이 조금 녹았으나
인도는 아직도 차디찬 백색의 양탄자가
녹지 않고 있습니다.
이 날따라
평상시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수영장 앞 골목이
이렇게 화려하다니요.
아직 크리스마스는 멀었지만
벌써 산타와 요정들이 왔다 간 기분입니다.
평상시에는 눈살을 찌푸렸던 무 정돈된 마트카도
마법의 가루가 흩날리던 이 날은
홀로 고독미(?)가 강조돼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던지...
7시 반쯤.
때마침 하늘도 개벽한 듯
각양색색의 오르라가 하늘을 장식합니다.
집으로 가는 길목에 여김없이 마주하게 되는
도로에서 4~5m 아래의 밭입니다.
약 60~80평 정도 돼 보이는데요.
문득 수영장에서 집으로 오다 이 곳을 스치면
멀리 보이는 자연의 거대한 아름다움이
내 품 속에 한아름 들어오는데
그게 어찌나 대단한지 한참 멍 떄리고 맙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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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집에 그냥 들어가기가 너무 아깝습니다.
첫 눈 왔던 날
평상시와 똑같이 하루를 독서실에서 보내야 한다니요.
애써 아쉬운 마음에 풍암 저수지 장미공원이라도 돌아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장미들도 추운지 옷을 바꿔 입어
흰색 털 옷들로 가득하더군요.
하얀색 무명의 향기만 나는
장미공원.
첫 눈 내린 날이었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