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은 일출을 본 후 곧바로 해맞이 공원으로 가 여행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부모님께서 난입하셔 제가 짜 놓은 일정을 변경해야 했는데요.
뜻하지 않게 설악산으로 가 케이블 카를 타는 것으로 여행의 첫 시작을 장식합니다.
(부모님은 흔들바위까지 가셨고 저는 케이블 카만 타고 내려와 2시간 가량을 차 안에서 보냈습니다.)
해발 약 1700m 가량의 설악산은 참 멋있는 산입니다.
차가움이 바위와 바위 사이에 스며 퍼런 기운을 내비추는, 멀리에서 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질 위풍을 자랑하는 설악산은
금방이라도 하얀 눈발 사이에서 포효하는 백호가 나타나 유리얼음을 깨고 이곳 저곳을 누빌 것 같은 산입니다.
또한 냉혹한 겨울 바람은 날이 선 칼 같이 매우 매서워 순간 방심하면 볼에 새빨간 핏줄이 서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케이블 카를 타고 권금성과 봉화대까지만 오르려고 합니다.
케이블카는 인당 9000원으로 상당히 비싸지만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설악산의 매력이 남다르단 것을 반증하는 것일까요? 약 20명 정도 탈 수 있는 좁은 곳에 사람들이 가득하더군요.
모든 산은 개별로 특유의 맛이 있습니다. 제가 즐겨 찾던 금당산은 언덕과 언덕이 연달아 이어진 돌산이라는 매력이 있는 반면
어머니 품과 같이 포근하며 혹독한 무등산은 정상에서 사방이 훤하게 보이는 과실과 같은 결실의 매력이 있는 산입니다.
그럼 곱씹을수록 색다른 맛이 나는 설악산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람이 심하게 불어오는, 정말 회오리 바람이 일어나 제가 날려갈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부는 봉화대입니다.
고려시대에 지어졌다는, 주축연도를 자세히 알 수 없고 지금은 성벽조차 거의 허물어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 때 나라를 지켰다는 산성을 거쳐 10여 분 가량 더 올라가면 봉화대를 맞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곳은 국립공원이지만 어떠한 보호대도 설치되지 않아 출입이 가능한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무방비인 곳인데요.
그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위태로운 절벽 끝으로 급경사를 이루어 산의 한 모퉁이로 뻗어가는 모습 또한 하나의 멋진 광경이지만
진정한 설악산의 절정은 수많은 집채만 한 바위들이 거센 바람에 굳세게 견뎌 어지럽게 서 있는 모습입니다.
어찌나 바람이 드센지 사람들은 저마다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조심하는데요.
이러한 보호대도 없는 자연 환경이 설악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저런 바위가 천공을 향해 우뚝 솟을 수 있는 걸까요? 정말 매서운 바람에도 바위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혹시 산만한 거인이 장난삼아 탑을 세웠는데 그 탑의 일부가 저 바위 아닐지.
혹은 신선이 수련 중 하루마다 돌을 긁어 만든 바위는 아닐지.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정말 이상한 형태의 바위입니다.
이곳이 눈 덮힌 높은 산 - 설악산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차디찬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어 그런가
남부에서 구경하기 힘든 얼음이 산 곳곳마다 위치하고 있더군요. 한 대낮에도 얼어있는 땅의 모습입니다.
살짝 장난기가 발동하는 미미, 얼음을 밟았더니 쑥 미끄러질 뻔 했습니다.
송이송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아닌 아이스 스케이트 장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 얼음이더군요.
첫 번째, 점심을 가볍게 해결한 후, 본격 저만의 시간을 갖을 차례입니다. 본 일정대로 속초 해맞이 공원부터 시작을 해
시간이 없는 관계로 일부 구간은 생략하며 여행지를 둘러볼 것입니다.
먼저 이곳은 속초 설악 해맞이 공원이라는 곳입니다.
사실 해맞이 공원은 그리 유명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속초의 맨 밑부분부터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저의 첫 번째 목적지가 되었습니다.
설악 해맞이 공원은 방파제로 주변을 매워 배들이 정박할 수 있게 만든 항구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위 사진은 해맞이 공원 너머에 있는, 물고기들을 잔뜩 말려둔 설악 활어회 센터라고 하는 곳입니다.
물론 말리고 있는 생선도 있지만 아직 살아서 팔딱 팔딱 살아 숨쉬는 물고기도 많은데요.
이런 곳이 있는 줄 어제 알았다면 "어제 저녁을 이곳에서 해결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공원은 알다시피 매우 따분한 곳입니다.
60~70세 먹은 할아버지가 인생의 여정을 마치는 차원에서 지푸라기 모자를 쓰고
한껏 배고픈 참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곳입니다.
해맞이 공원 역시 다른 공원과 마찬가지로 한없이 따분한 곳인데요.
다만 독특한 점이 있다면 공원에 놓여있는 수많은 조각상을 가리킬 수 있겠습니다.
인어 조각상, 말뚝박이를 하는 아이들 조각상. 또한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듯한 건장한 사내의 조각상 등.
정말 다양한 조각상이 공원에 설치돼 있습니다.
(위 조각상의 포인트는 바로 매끈한 엉덩이 라인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동생과 한참 웃었네요.)
두 번째, 해맞이 공원에서 속초 해수욕장으로 가기 전 들려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대포항이었습니다.
꼭 속초에 갔던 블로그를 보면 대포항에 꼭 가봐라 가봐라 하기에 궁금했거든요.
궁금한 걸 못 참는 미미. 당연히 뛸 수밖에요. 대포항이 무엇인 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대포항은 일제 강점기에 고기잡이 배들이 찾는 어항이었습니다.
그러나 해방된 후 속초항이 생기면서 이곳을 찾는 선박들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는데요.
후에 속초에 설악산이 유명세를 타며 그 밑에 있는 대포항 역시 배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합니다.
다만... 제가 갔을 때, 생각했던 것과 이미지가 상당히 다르더군요.
낮에 가서 그러한가. 항구가 허름합니다. 물고기 배 한 척이 방파제 사이로 들어오는 것 외에는
사람 흔적이 도저히 느껴지지 않습니다.
죽어버린 불가사리 사체만 파리 날리는 역겨운 냄새를 풍기더군요.
(장난삼아 불가사리를 만져봤습니다. 음... 비추입니다.)
세 번째, 다음으로 찾은 곳이 이제 속초에 왔으니 꼭 한번 들려보고 싶은 해변, 속초 해수욕장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 생각으로 만약 여름이라면 사람들이 북적북적일 것이지만, 겨울이기 때문에 한명도 없을 줄 알았는데요.
(사람이 없다면 노래 바위섬을 부르려고 했습니다... 이런 생각한 제가 민망하네요.)
생각보다 사람이 많더군요. 순간 겨울에 이 정도면 여름에는 얼마나 많을까 무서워집니다.
저 사람들은 무슨 즐거움을 얻기 위해 해변을 찾았을까요.
머릿속에는 해변을 그려보면 항상 빨간 비키니와 뛰어다니는 맨발의 여인들이 떠오르는데요.
그와 반대로 사람들은 두꺼운 패딩 옷을 걸치고 그냥 바다만 바라보고 있더군요.
하기사... 저와 비슷하게 마음 속에 응어리를 시원하게 풀어버리고 싶어 이곳을 찾지 않았나 싶습니다.
쌍둥이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빨간 패딩을 입은 채로 모래에서 부비부비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천사 같던지요.
천사들의 어머니 역시 그 모습이 마냥 귀여운지 아이들이 모래를 뒤집어 써도 말리지 않습니다.
두 아가씨 모두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습니다. 1000년에 한번 나타날 만한 미녀 상이더군요.
네 번째. 제가 찾은 곳은 아바이 마을입니다.
금강대교와 설악대교 가운데 위치하는 섬에 아바이란 마을이 있는데요. 아바이 마을은 참 슬픈 역사가 묻어있는 곳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1950년 6.25 전쟁 당시, 북한이 밀고 내려오면서 남한은 부산으로 밀려가게 되는데요.
이 때 함경도에 거주 중인 사람들도 남쪽으로 밀려 내려와 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시 남한이 밀고 올라오며 625 선이 그어지게 되고 서둘로 북으로 이동하지 못해 돌아갈 수 없게 된 주민들은
이곳에 터를 잡고 뭉쳐 살기 시작했는데요. 현재 거주 중인 분들은 그 당시의 사람들에 2세라고 합니다.
아바이 마을 가면 무엇인가 볼거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더군요.
허름한 무엇인가가 있을 줄 알았지만 그런 것은 온데간데 없고 아바이 순대와 아바이 특산품이라 해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 뿐이었습니다.
속초에 오기 전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아바이 순대에 대한 평가가 미미에게 아바이 순대를 먹어보게 시키더군요.
당연 여행 후에 아바이 순대 하나 주문해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총 평가는
맛은 일반 순대와 살짝 다르긴 하나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순대 한 포장에 10000원 정도 달라고 하네요.
(약 4000원 가량 더 비싼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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