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아바이 마을 다음으로 찾은 곳은 바로 갯배라는 곳입니다.
갯배라는 것은 아바이 마을부터 건너 편까지 버스로 돌아가면 한참 걸리는 거리를 땟목으로써 간편하게 건널 수 있는 운송수단입니다.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신기한 이동 수단을 타고 건너 속초 관광수산시장까지 둘러보는 것이
속초에 여행의 코스라고 먼저 간 많은 블로그들이 정보를 제공했더군요.
(관광수산시장에 닭강정이 유명하다 합니다. 저 역시 먹어봤는데 맛있더군요. 가격에 비해 양도 푸짐하고요.)
일반 버스의 가격은 1000원 가량 하는데요. 반면 갯배를 한번 탑승하는데 비용은 고작 200원입니다.
그렇게 낮은 가격이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약 50명 정도 줄지어 기다리는데요.
과연 어떤 운송수단일까요?
저게 갯배입니다. 갯배는 여타 다른 동력원이 없이 사람이 직접 손수 줄을 잡아 당겨 움직입니다.
처음에 출발할 때와 도착할 때 엄청난 힘으로 밀어 재낌이 느껴지고 이후 천천히 물 흐르듯 밀려갑니다.
한번 갯배를 끌어본 동생 말에 의하면 마치 그네를 끄는 것 같다고 표현하더군요.
저는 사진을 찍느라 끌어보지 못했는데. 지금 블로그를 쓸 때 많이 아쉽네요.
저기 보이는 다리가 바로 금강대교이고 이곳에 수많은 배들이 때가 되면 움직이려는 듯, 잠을 자고 있더군요.
갯배가 지나가고 있는 지금, 선박들의 단잠을 깨우고 싶지 않아 바다는 어느 노여움 없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지금은 오후 4시. 이제 곧 해가 질 무렵.
갯배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속초 관광 수산시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관광 수산시장인 만큼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꼭 속초에 오면 들려봐야 할 여행지로 손 꼽고 있던데요.
묵직하니 곧 살아 움직일 듯한 황소 동상을 지나 속초 관광수산시장으로 들어가면
이곳을 왜 속초 여행지 중 하나로 꼽았는지 느낄 수 있더군요.
속초는 작은 도시입니다. 그만큼 백화점이나 시장 같은 것이 많지 않는데요.
속초시에서 대표적인 시장이 바로 관광수산시장입니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것을 팔더군요.
주로 먹는 것부터, 회는 물론이고, 평소에 보기 드물었던 다양한 것.
정말 사고 싶은 것이 하나 둘은 보일 정도로 넓은 시장이었습니다.
(닭강정을 팔던 곳도 여러 군데 있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닭강정은 만석 닭강정입니다.)
저희는 씨앗 호떡과 호박 식혜, 시장 닭강정, 오징어 만두(?), 아바이 순대를 샀습니다.
먼저 씨앗 호떡은... 일반 호떡보단 맛이 깔끔해요. 속에 씨앗 같은 것을 넣어 단맛이 줄고 고소한 맛을 첨가했습니다.
다음 호박 식혜는... 그냥 일반 식혜처럼 생각하면 되던데요. 다만 맛이 그리 달지 않더군요. (단 것을 좋아하는 미미)
아바이 순대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더군요.
오징어 만두는 개당 2000원으로 생각보다 맛이 없더군요. 그냥 야채호빵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후 집에 도착하니 저녁 5시 쯤 돼 곧바로 배가 따스한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식구들이 이번에는 맷돼지를 먹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직 맷돼지를 맛본 적 없기에 무슨 맛일까 몹시 궁금했는데요.
일단, 맷돼지의 고기는 삼겹처럼 다 구운 다음에 자르는 게 아니라는 아주머니의 말씀을 듣고 난 후
본격 현란한 불길이 오가는 조리 시간이 이어집니다.
(또한 삼겹처럼 바싹 구으면 고기가 단단해져 맛이 없다고 하더군요.)
붉으스름한 색상이 참으로 먹음직스러운 맷돼지.
맛은... 고기 맛...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일단 돼지고기 맛과 유사하긴 하나 약간 타조 다리 맛 같기도 하고
미묘하게 맛있더군요. 주변에 맷돼지 고기 집이 있다면 몇 번 더 찾아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다만 음식점에서 상추를 안 주더군요. 일부러 그런 것인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여섯 번째, 저녁에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청초호였습니다.
이제 몸은 지쳐 더 이상 나가고 싶지 않다고 계속 말했지만 이성은 움직이라고 그러더군요.
지금이 아니면 언제 구경을 해볼 거냐고 말이지요. 육신은 한계에 달했지만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인지라 움직여야지요.
그래서 도착한 곳은 청초호입니다.
일단 청초호 호수공원은 두 방향으로 나뉘는데요. 남북으로 길게 자리잡고 있는, 동해에 평행하게 있는 공원이 있고
엑스포 타워를 끼고 각종 유명 연예인들의 핸드 프린팅이 있는, 동서로 드리누운 청초호 호수공원이 있었습니다.
저는 먼저 동서로 길게 누운 공원에 주차하고 관람했는데요. 조명이 호수 주변을 가득 매워 더욱 아름답더군요.
시간만 충분했다면 엑스포 타워도 한번 올라가 속초의 모든 면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갔을 때는 이미 오후 10시라서 영업이 끝나 어둠만 가득하더군요. 하는 수 없이 엑스포 공원을 낀 야경을 찍음으로써 위로해 봅니다.
빛들의 향연이 계속되는 이곳, 청초호 공원. 멀리에서 차를 끌고 온 보람이 느껴지더군요.
청초청을 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청초호 호수공원에 온 가장 큰 목적이 다른 분 블로그에 실린 청초청을 갖다온 후기 때문이었는데요.
블로그에 실린 청초청의 이미지가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저도 그곳을 꼭 방문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차를 했던 곳에서 청초청까지 거리는 상당히 멀더군요.
약 10여 분 가량 계속 걸어가야만 맞을 수 있는 곳에 위치했습니다.
(처음에는 걸어가도 쉽게 다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멀리 호수 위에 우뚝 올라있는 것이 바로 청초청입니다.
청초청. 사람들이 블로그에 흔히 남겼던 것보다 훨씬 아름답더군요.
저 역시 그 아름다움을 블로그에 남기기 위해 사진 셔터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설악대교와 함께 겹치는 사진 한 장. 그리고 다리의 하단부에 기둥 한 장.
청초청은 다리의 기둥마저도 푸른 빛을 내는 전등으로 다 연결해 놨더군요.
흔히 우리가 콘크리트 다리라고 하면 무식한 건축물을 생각하기 쉬운데 저렇게 꾸며 놓으니
감히 그런 생각을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지나가는 물고기도 검정 잉크 속에 잠겨버릴 듯한 어두운 청초호 위에
청초청 한 채만이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꼭 옛 선인쯤 되는 분이 이곳에 와 주변을 바라보며 술 한 잔 할 것 같더군요.
낮일 때는 빛나지 않지만 저녁이 되니 설악대교와 더불어 청초호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청초청입니다.
전 포스트에서도 말했지만 달이 매우 붉다고 했죠.
이번에 망원렌즈로 그 달을 담아 봤는데요. 시간이 너무 오래돼 달은 몸뚱어리 반은 어두운 천으로 감싼 채
상반신만 드러내어 짓궂게 웃고 있더군요.
도시의 조명들이 모두 붉은 달빛을 받아 더욱 아름다운 색으로 빛나는 듯합니다.
설악대교의 모습입니다.
청초청에서 바라본 모습인데요. 마치 하프처럼 강렬한 선들로 하단부를 연결하는 모습이 정말 매혹적인 아치교였습니다.
바다에 반영된 일련의 노랑, 파랑, 빨강 빛의 색들이 더욱 화려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이 정도면 그 누구라도 설악대교의 전경에 반해 취할 것이에요.
다음 날 아침 집으로 오기 전 마지막으로 찾은 곳, 바로 영금정 주변에 위치한 속초 등대 전망대입니다.
역시 아침 일출을 보고 싶어 찾게 됐는데요. 이 날은 구름이 많아 일출을 보지 못하겠더군요.
철제 계단 상당 수 위에 위태로이 놓여진 속초 등대 전망대가 눈에 띕니다.
그곳에서 한 부부를 뵀습니다.
마치 속초에 처음 와 본 여행객인 마냥 서로의 사진을 열심히 찍던데요.
마침내 촬영을 준비하고 있던 저에게 휴대폰을 내밀며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시던걸요.
당연히 사진사로서 그 부탁을 들어줘야 합니다.
물론 제 사진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분이 제가 찍은 사진을 통해 흡족해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커다란 행복이니까요.
멀리 속초 해수욕장과 대포항이 보입니다. 청초호도 이곳에서 보이고요.
게다가 속초항이며 속초에 있는 모든 주요한 시설들이 눈에 띕니다.
생각보다 속초에 있는 아파트들이 낮네요. 눈에 확 띄는 커다란 아파트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속초를 매운 커다란 산맥들이 눈에 띄는군요.
하루에 모든 속초를 구경할 수 없어도 상당 부분 비집고 해매며 참 정이 많이 들었는데...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지요.
언제 다시 찾을 줄 모르는 속초여... 이제 안녕.
마지막으로 다시 집으로 도착하기 전 숙소의 1층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처음 도착 당일 날 너무 피곤한 나머지 가장 인상 깊었던 1층 휴게실을 촬영 못했는데요.
이번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전 기억의 흔적들을 남기고 싶어서 사진으로 담아왔습니다.
(이곳에 안마기 3개가 있었습니다. 정말 안마를 잘하더군요.)
속초로 돌아오는 길에 운전으로 피곤한 나머지 사진을 못 찍었지만 (속초에 올 때는 제가 운전의 막바지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차 안에서 강원도에 있는 산들의 설경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호남지방과 다르게 강원도에는 산도 많고 터널도 정말 많더군요.
사방이 산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저도 이것을 당시에는 못느꼈는데 호남지방으로 넘어오며 평야지대가 나오자
강원도가 산지에 있구나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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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즐거웠던 속초 여행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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