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다대포에서 가장 높은 응봉 봉수대를 방문했기에, 다대포에 대해서는 90%는 알았다고 판단했지만은
9월 3일, 다대포와 감천항 사이에 있는 산맥인 두송반도를 가 본 순간
90% 알았다고 만족했던 것은 저의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지도상 A에서 촬영한 두송중학교와 다대동현대아파트, 다대포항의 모습)
처음에는 낫개역에서 내려 다대초등학교를 거쳐 다대포항을 둘러봄으로써 오늘 일정을 마치려고 했습니다만
막상 역에 도착해 낫개역 주변의 고지대(두송아파트, 다대4지구 아파트)에 오르고 싶어진 순간부터
두송반도 끝까지 걷는, 장정 약 7km 이상의 기나긴 여정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지도상 B 지점에서 다대포항 인근을 바라본 사진)
어쩌면 두송반도 길을 시작하고 이어지는 여정은 마치 예수가 영적 성장을 위해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했을 때
사탄의 유혹을 받았던 것처럼 저에게 내적 시련의 연속이었을 것입니다.
가는 길이 굉장한 장거리인데다가 험난한 산맥에 무거운 짐까지 여밀어
두송대선터널 인근을 지날 때(첫번째 사진, 지도상 D지점)부터
당초 계획했던 방향대로 두송반도전망대를 거쳐 구평농장가구단지로 향할 것(D 지점 하단부, 지도상 미표기)이냐
아니면 앞으로 계획 남은 여정을 생각하여
이곳에서 전진을 멈추고 곧바로 다시 시작된 지점으로 돌아와 여행을 마칠 것이냐 하는 고민이 되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체력이 고갈될 듯하여 더 쉬운 길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치 사탄의 유혹같은 생각은 갈 수록 커졌습니다.
(지도상 C지점의 사진과 D에서 바라본 감천항의 전경)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라는 시를 인생의 과정을 잘 설명하는 것 같아 굉장히 좋아합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점심으로 먹어야 하나 하는 하찮은 것부터
20~30년 직업의 방향을 정하는, 단순간에 결정을 못내리는 중요한 것까지
불투명한 미래를 예측하여 가장 합리적인 것을 판단하여 택해야 할때가 정말 많은데요.
"가지 않는 길" 시에서는 시인은 자신이 수많은 결정을 하며 살아온 날들에 대하여 이렇게 표현합니다.
"숲 속에는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지도상 C에서 감천항 일대를 촬영한 사진)
불투명한 미래이기는 하지만 "쉬운 길"과 "어려운 길"에 대하여 결말은 뻔했습니다.
"어려운 길"을 택했을 때 결말까지 얼마나 어려운 길을 가야할 지 가늠치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 길을 가지 않았을 때
평생 후회로 남을 것이고 그렇기에 언젠가 다시 저는 이곳을 방문할 것이라고...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더 이상 후회가 남을만한 행동은 하기 싫었기에 결국 저는
두송반도 전망대를 거쳐 구평농장가구단지까지 향했었고
물론, 두송반도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볼 것이 하나도 없어 실망스러웠지만
(정말 볼 게 없으며 이곳 인근에 군사시설이 위치하여 일부 통행이 제한되고 있었습니다.)
그 길을 다 걷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없어 정말 개운하더군요.
(지도상 E에서 두도 및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을 바라본 사진)
그동안 부산 곳곳의 유명 시내(자갈치, 서면 등)만 돌아다녔기에 부산이 산도시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었는데,
감천항 중앙부두쪽에 세워진 아파트, 빌라 일대를 보니 교통이 굉장히 혼잡한 산도시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첫번쨰 사진 : 감천초등학교 인근 전경(남성한빛가든 아파트, 신도아파트, 각 회사 냉동고등
두번째~네번째 사진 : 천마산 인근 감천문화마을 전경
마침내 고된 여정 끝에 구평농장가구단지에 도착하여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는데,
이곳에 오는 순간 정말 후회남지 않은 길을 택해 정말 제 자신에게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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