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구경하러 무등산으로 놀러 갑니다.
이번 단풍 구경 코스는
힘든 산행을 하기보다
무등산에 도로포장이 잘 돼 있는
평지를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먼저
1187번을 시내 (문화전당역 부근) 에서 타면 원효사까지 직행으로 달립니다.
(단 20분에 한 대씩 운행하니까 시간을 잘 맞추셔야 해요.)
원효사에서 곧장 길을 따라 걸으면. (도로포장 돼 있는)
위와 같은 비석이 새겨진 곳을 마주하게 됩니다.
저 비석이 알려준 길을 따라 쭉 걸으면 서석대까지 쉬엄쉬엄 걷게 되는데요.
도중에 길을 빠져 토끼등으로 향합니다.
본 산 코스보다 원효사에서 토끼등으로 향하는,
이런 포장된 길이 쉬엄쉬엄 걸으며 단풍 구경하기는 더 제격이더군요.
수많은 단풍들이 눈을 스칩니다.
알록달록 형형색색 저마다 색을 뽐내며 서 있습니다.
밟으면 사르륵 사르륵 부서지는 낙엽소리.
낙엽을 하나 둘 짓궂게 밟으며 찢고 지나가서
이제 더는 없겠지...
하고 돌아보면 어느새 다시 새로운 낙엽들로 수북합니다.
지금은 가을. 한 걸음마다 수많은 낙엽이 생기는 계절.
낙엽으로 물든 이 거리는 마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들에 나오는
"열려라 참께!" 동굴을 연상케 합니다.
온갖 현란한 보석들로 가득 쌓인 주변의 광경을 보세요!
황홀합니다.
캬아... 좋구나.
낙엽길을 걷고 걷고 또 걷습니다.
그냥 걷는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코스지만
주변에 콕콕 박혀있는 빨갛고 노란 루비, 황옥들이
눈을 즐겁게 해줘, 전혀 피곤하지 않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토끼등.
토끼등에서 잠시 쉬었다 갈까 하는데
어떤 한 분이 부탁합니다.
"저기 사진 좀 찍어줄 수 있을까요?"
연인처럼 보이시는 분들인데,
아마 이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영원히 서로의 기억 속에
간직되고 싶었나 봐요.
싱그러운 노란 단풍.
너무나 아름다워서 품에 넣어
미래의 제 새색시에게 주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그 즉시
이 아름다움이 아름다움 아닌 다른 것으로 변할까 두려워
감히 꺽지 못 했습니다.
이곳은 토끼등
갈대를 보고 싶어졌습니다.
원래 목적지는 토끼등에서 곧바로 증심사로 내려가는 것이었지만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기왕 온 것, 중머리재까지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갈대를 보면 왠지
너그러운 농부의 미소가 떠오릅니다.
바람이 아무리 그를 매섭게 내몰아쳐도
다시 곳곳이 일어서는,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그런 농부 말이지요.
그런 너그러운 힘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선진국으로
일어난 듯합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새삼 갈대가 슬피 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가을바람의 매서움 때문에 그런지,
시간이 벌써 흘러 내일이면 겨울이라는 것 때문에 그런지
모르지만 강인하게 서 있는 모습 뒤에는
한편으론 쓸쓸하게 울고 있는 갈대를 볼 수 있답니다.
이상으로 저의 무등산 단풍구경을 마칩니다.
무등산은 국립공원으로
작년, 2012. 12. 27일 날 승격되었는데요.
그 뒤로 생긴 표식이랍니다 ㅎㅎ
정말 무등산은 아름다운 곳이에요.
이런 아름다운 곳이 국립공원이 됨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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