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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의 여행/부산 여행

2019.8.9. 부산 금정산 정상

by ★☆ Mimi ☆★ 2020. 10. 2.

 

물론, 부산을 대표하는 산이라면 누가 뭐라고 해도

임도가 조성돼 있고 산 정상(통신탑) 부근에 커피숍 및 전망대가 있어

차를 가지고 쉽게 올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황령산임이 분명하나

부산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분이라면 당연히 금정산을 가리킬 것입니다.

(조선 말 이전, 금정산은 왜구 침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으며,

대부분의 주요 도시는 금정산 주변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부산을 대표하는 황령산도 오르고

그 외 "엄광산", "구덕산", "승학산", "아미산", "천마산", "봉래산", "장산" 등 웬만한 주요 산은 전부 올라가 봤는데요.

어쩌면 지금까지 부산의 뿌리라고 봐도 무방할 금정산을 아직 안 올라가 봤더군요.

당연, 부산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달성하기 위해 금정산 등산 계획을 세우고 집을 나섭니다.

 

 

 

 

 

 

다만, 금정산 도입부에서 산을 오르자마자 아무런 준비 없이 너무 의지만 앞세워 산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목적지만 정해져 있을 뿐, 어떠한 준비물과 가이드도 없이 정상에 오르려니

무작정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집념만으로는 타오르는 갈증과 체력 부족을 이길 수 없더군요.

게다가 가방에 짊어진 카메라의 어마어마한 무게뿐 아니라

금정산 정상이 아닌 다른 산봉우리 "갑오봉"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을 때,

의지가 꺾여 허탈감에 피곤함이 배가 되었습니다.

 

("갑오봉"에서 "금정산" 정상 쪽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 조그마한 샘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음용 가능 마크가 붙어 있지 않았지만 그 당시 식수에 대한 저의 절박함으로

음용 가능 여부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네요.)   

 

 

 

 

 

 

결국 마침내 금정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는데요.

금정산을 만만하게 보고 간 산행이기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아 더욱 어려움을 겪은 등산이었기에

금정산 정상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세상의 모습은 정말 환상이더군요.

(생각보다 금정산은 등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셔야 합니다.)

 

 

 

 

 

 

정상으로 올랐갔던 길은 정상적이지 않은 조금 삐딱하게 돌아 올라가는 자연 그대로의 길이었지만

정상에서 내려올 때 보니 사실 등산객을 위한 정상적인 등산로가 있더군요.

그 길을 따라 올라올 때보다 쉽게 산을 내려왔는데요.

20분 정도 내려오니 금정산 탐방지원센터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웬 고양이 한마리가 있었는데, 그곳을 경유하는 등산객에게 어찌나 애교를 부리던지요.

혹시 애교 많은 공주님이 왕자님을 기다리다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고양이로 환생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드디어 금정산 정상도 정복했네요.

금정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금정산 북문이 눈에 띄었는데요.

왠지 북문을 지나가는 순간 "센과 치히로"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치히로가 마지막 목표를 달성하고 원 세계로 복귀하기 위해 성문을 통과하며

전에 있던 세계에 강한 이질감을 느낀 것과 같이

저 또한 정상 등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현 세계로 복귀하며

금정산 정상에서 겪었던 온갖 일들이 다 허상처럼 사라지는 것이 

무척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이것으로 부산을 완전히 다 정복한 느낌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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